경동교회 청년부에서 격월 발행하는 소식지입니다 =) 웹진 1330
창간호
꽃 피고 새들 노래하는 계절이 이 땅에 돌아왔소.
비둘기 우는 소리, 우리 땅에 들리오. (아가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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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웹진 1330을 시작하며
- 오키나와 생명 평화 기행문 (최효정)
- Humans of 경청 (경정현, 전민기, 전찬경)
- [소모임 후기] 경청 소그룹 모임 소감문 (우슬기)
- [소모임 후기] 하나님과, 교우들과 하나 되는 일 (이혜리)
- [책 리뷰] 여성의 날 특집 책 소개 (강민희)
- [에세이] 개인의 신앙과 기독교의 공동체성 (류상현)
- [목회 서신] 함께 듣고 싶은 노래 (강승구 목사)
- 경청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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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개월 사이 부쩍 교우들이 늘어났음을 느낍니다. 말씀 나눔 모임, 오키나와 생명평화기행, 갑진 경청 등 경청에도 어느새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땅이 조금씩 녹으니 씨앗을 뿌리고, 꽃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물도 주어야겠죠. 웹진 1330은 새롭게 찾아온 봄을 마음껏 만끽하기 위해 준비한 소식지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교우 인터뷰와 경청 소식부터 다소 진중한 글까지, 다양한 소식을 담아내려 합니다. 서로를 더 풍부하게 알아가며, 여러 사정으로 교회에 오지 못하는 교우들과도 함께 소식을 나누고 싶습니다. 앞으로 본 웹진은 이번 호를 제외하고 2, 4, 6, 8, 10, 12월에 발행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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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경청
경정현, 전민기, 전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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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른 청년들이랑 자주 만나서 노는 것 같던데, 요 몇 달 청년부에 대해 드는 생각이 있나요?"
"제가 청년부를 처음 나왔을 때에 비해 사람이 많아진 것도 있고, 오키나와를 다같이 갔다 왔기 때문에 더 가까워진 영향이 커서 자주 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보다도 단합이 잘 되는 것 같아서 뿌듯한 느낌도 있고 앞으로도 청년들과 함께 잘 어우러져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한 경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현)
"요즘 교회 출석을 열심히 하고 있던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요새 군대 핑계로 정신없이 놀고 있어요. 아직 입영신청은 하지 않았지만요😅 원래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약속도 많이 잡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활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교회도 빠지지 않고 예배 드리려고 하고 있고요. 오키나와 생명평화기행 이후로 청년부 교우들과 더욱 가까워져 주일 이외에도 종종 만나서 즐거운 시간 보낸 게 생각이 많이 나네요. 그러고 보니 아직 견신례를 받지 않아 저번 주에 급하게 신청했어요. 제가 어느덧 성인이 되어 스스로 신앙을 고백한 만큼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해야겠죠? 일단 예배시간에 늦지 않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_^" (민기)
"이번에 군종병으로 입대를 하게 되었는데, 심경이 어때요?"
"제가 5월 27일에 군종병으로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군대를 갈 날이 정해지니까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저를 괴롭히기도 하고 조금은 설레게 하기도 합니다. 군대라는 곳이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해도 부정적인 생각들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봐요. 그래도 다행히 군종병으로 입대하게 되어 군대에 가서도 교회를 섬기고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쁩니다. 군복무 기간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해보며 저의 신앙과 진로에 대한 고민들을 깊이 해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의미있는 시간들로 만들어 전역하고 싶습니다. 입대하기 전까지 교회에서 그리고 청년들과 즐거운 시간들 많이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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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생명 평화 기행문
지각(知覺): 생명, 평화,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다.
글ㅣ최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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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생명평화 기행 가기 전, ‘오키나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바로 ‘동양의 하와이’였습니다. 미디어의 영향 때문인지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푸르른 바다를 보고 있다 보면 ‘동양의 하와이’ 라는 말이 꼭 알맞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느긋한 분위기와 그 별칭 이면에는 전쟁의 참혹함이 숨어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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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후기
경청 소그룹 모임 소감문
글ㅣ우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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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까지 1부 성가대 봉사만 하며 본당 예배만 드리다 청년부 예배도 함께 드린 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청년부 예배를 드리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뭐랄까요, 제가 살면서 지금까지 주님께 많은 것을 받았지만 받은 만큼 돌려드리지 못했다는 그런 기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생각하다 전에 제주도 평화기행을 함께했던 청년부가 떠올라 청년부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청년부 예배를 드리고 소그룹 모임까지 참여하다가, 강승구 목사님께서 소그룹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편성하기 위해 리더를 맡아달라는 권유를 하셨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정말 난감했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리더를 해본 적이 없고 그런 성향도 아니라서 거절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리기 전날에 제가 청년부에 온 이유와 최근의 좋은 일들을 생각하며 ‘이게 혹시 주님에게 받은 걸 어느 정도 돌려 드릴 수 있는 저의 달란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목사님께 상황상 리더를 오래 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씀드리며 수락하였습니다.
그렇게 리더로서 첫 소그룹 모임을 시작하기 전날 목사님, 리더님들과 소통을 하고 회의를 했는데요. 너무 못하면 어떡하지,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등등 오만가지 걱정과 고민, 긴장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룬 일이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분명 처음이라 좀 당황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배려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감동과 감사함이 넘친 하루였습니다.
매주 소그룹 모임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다른 교우님들보다 먼저 어떤 말씀으로 설교를 하시는지 알고 예배를 드리니 설교 말씀이 더 잘 들리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다음 소그룹 모임으로 설교 말씀을 한 번 더 교우님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주님을 더 알아가고 주님이 저희에게 주신 믿음, 소망,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느끼고 있고 제가 느낀 이 기분을 매주 소그룹 모임을 통해 교우님들도 충분히 느끼고 가시기를 믿으며 이 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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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후기
하나님과, 교우들과 하나 되는 일
글ㅣ이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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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지금까지 소그룹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배를 드린 후 진행되는 소그룹 모임은 설교 말씀 중심으로 성경 공부를 하며 그에 따른 교우분들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처음 소그룹 모임이 진행될 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낯선 교우분들에게 제 생각을 말하는 게 낯간지럽고 어색했으며 그때의 분위기가 실상을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 금방 적응하듯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에 점차 익숙해졌습니다. 다른 분들이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해 주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해 주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전보다 자신감도 생기고 제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도 어려움이 적어졌습니다.
말씀 내용과 함께 배움의 시간을 가지면서 제 기준으로만 해석했던 성경이 서로 다른 경험과 의견을 가진 교우들의 생각과 융화되어 새로운 해석으로 발전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구절에서도 각자 생각하는 방식이나 표현이 달랐으며, 다양한 시각과 시선을 통해 느껴지는 믿음의 척도를 통해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설교 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성경에서 내포하고 암시하던 바에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르는 부분은 리더분이 쉽게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에 수월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경에 큰 관심이 없던 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만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었습니다. 정작 성경으로 이어진 하나님의 뜻을 알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계기로 기도뿐만 아니라 성경을 통해서도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는 하나님의 가르침 속에서 더 많이 배우며 성장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성경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신 길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성경 공부를 하고 난 뒤에는 각자의 기도 제목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합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과 하나가 되며 마지막 기도를 통해 하나님, 그리고 저희 모두 하나 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한 주 동안 배운 말씀을 묵상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몇 달간 소그룹 모임을 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교우분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예배를 드린 후 딱히 활동이 없어 다른 분들과 얘기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활동을 통해 친밀감도 쌓고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청년부가 더 성장하고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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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남자없는 출생)』 (앤젤라 채드윅)
난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출생이 가능한 기술이 막 개발되어 임상시험자로 참여한 한 레즈비언 커플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가모장적인 세상을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작가는 현실과 비슷한 가상의 현실을 그려낸다. 남성우월집단, 정치인, 언론, 종교 등 사회적 차원의 혼란과 임상시험자들의 가족들이 그들에게 주는 압박은 현재의 성소수자들도 이미 충분히 겪고 있는 문제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 SF소설에서 우리 주변의 그들에게도 다시금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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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해일이 된 여자들』 (김보영, 김보화)
‘페미니즘’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커뮤니티는 메갈리아, 워마드 정도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페미니즘 단체(커뮤니티) 10곳을 인터뷰하여 각 단체들이 설립된 배경, 추구하는 목표들과 비전을 공유한다. 이 책을 통해 자극적이기만 한 ‘페미’가 아닌 현실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을 톺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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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추적단 불꽃)
추적단 불꽃은 2020년 초,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N번방 사건의 최초 발견자이자 신고자이다. 사실 그 이전에도 만연했던 불법촬영물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것이다. 그들은 N번방의 파생방에 잠입해 텔레그램 내용을 캡쳐하고 신고했다. 그렇게 검거된 범인들은 평범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남성이었다. 이들의 ‘평범성’에 사람들은 경악했고 1년 6개월이라는 터무니없는 형량에 더욱 경악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르포르타주이다. 읽는 동안 소름이 돋고 불편해서 책을 덮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불법촬영과 배포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고 법의 수준은 국민의 법감정에 한참 못 미친다.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를 여진히 ‘우리’라고 불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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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개인의 신앙과 기독교의 공동체성
신앙을 개인화하려는 노력의 실패
글ㅣ류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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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를 간 이후부터 교회를 잘 안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 후 나 자신을 더 이상 기독교인으로 정의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기독교인으로 정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더 이상 하나님의 자녀이기를 거부했다는 측면보다는, 사회적으로 기독교인으로 여겨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것에 가깝다.
그러던 내가 작년 12월 중순부터 다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왜 다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냐는 질문에 교회 본당의 오르간과 공기를 느끼고 싶어서라고 가볍게 대답하곤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내가 다시 기독교인이 되기로 한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것이 내게 주는 이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종교를 믿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진정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필요할 때 알지 못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조금은 무엇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아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도 나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다시금 규정하며 가장 중요하게 깨달은 것은,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과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기를 다짐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다른 일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와 거리를 둘 때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기독교 공동체가 내게 끼치고 있던 큰 영향을 충분히 자각하지 못했다. 기억에서 삭제하고자 했던 어릴 적 기억과 교회가 시기적으로, 공간적으로 깊이 결합되어 있었기에, 나에게서 교회 공동체도 같이 제거하고자 한 것이다. 지난 5년 동안의 시도 끝, 지금 느끼는 것은, 개인 이성의 힘이 공동체가 개인에게 가지는 그것을 넘어설 수 없고, 비록 그것이 집단이성의 힘이라고 하여도, 예배의 힘을 가지진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신앙은 어디까지나 그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신념의 크기와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공동체로서 타인과 내가 믿는 신이 동일하거나 적어도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사건과, 같은 공간 속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예식에서 경건함 혹은 신실하심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건 모두 개인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러한 사건이 예식의 형식에 그친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형식’ 속에 의미가 있음을 짚고 싶다. 본당 주일예배가 아니더라도 청년예배, 수요예배, 구역모임 등 궁극적으로 예배의 형태를 띤 모든 순간은 그 형식 자체에서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 그것이 비록 열 명 이하의 사람일지라도, 한 장소에 모인 사람들이 같은 말씀을 나누고, 같은 찬송을 부르며, 같은 주제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일은 내용 면에서 성공적이지 못할지라도, 형식 자체가 가지는 힘에 의해 지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또한, 개인화된 신앙(혹은 신앙을 개인화하려고 하는 노력)이 기독교의 공동체성에 대한 안티테제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중요하다. 개인의 신앙도 - 잘못된 길을 걷는 대부분의 기성 교회처럼 - 충분한 객관성과 합리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 사회적 통념과 상식에 반대되는 길을 걸을 수도 있지만, 충분한 자기 객관화와 합리성 확보를 통해 이러한 문턱을 넘었다고 해도, 그 신념 구조는 기성 교회를 다닐 때 들은(혹은 기성 교회에 관해 들은) 내용에 대한 안티테제인 경우가 많다. 개인 단위에서 신념 구조를 처음부터 쌓아 올렸다기보다는, 기성 교회의 공동체성의 형태를 그대로든 역으로든 빌려다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신앙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내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드는 일을 할 뿐이다. 다만, 생의 끝까지 이어질 방황 속에서, ‘하나님이 나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항상 나와 함께 할 것 같다. 이 믿음이 교회 공동체를 떠나 있던 5년의 세월 속에도 다양한 형태로 내 안에 존재해 왔다는 것이 이를 경험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믿음은 자기실현적 명제를 수반한다.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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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서신
함께 듣고 싶은 노래
글ㅣ강승구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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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의 “작은 연못”이라는 노래가 있다. ( 링크)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이 하나 있는데, 더러운 물만 고여 있고 생명체는 사라진 죽음을 상징하는 연못이다. 처음부터 그런 연못은 아니었다. 옛날엔 이 연못에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이 싸워 하나가 죽고, 물도 따라 썩어 남은 붕어도 죽고 결국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게 되었다는 노래이다. 붕어는 왜 싸웠을까? 누가 더 예쁜지 겨룬 것일까? 먹을 것을 두고 싸웠나? 더 좋은 자리 때문에? 무엇 때문인지 다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 연못에 더 이상 생명은 없다.
요한복음서 7장 37~38절의 말씀이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39절에서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이라고 했다. 주님의 말씀을 보면, 목마른 이유는 예수를 믿지 않고, 예수께 나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 시대의 사람들이 예수를 몰라서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이 아니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되신 예수를 따르는 믿음의 삶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이 믿음이 있다면, 우리에게 이 믿음을 행함이 있다면, 그 믿음과 행함이 생수가 되어 강물처럼 흐를 것이며, 죽음의 웅덩이에도 다시 생명이 피어날 것이다. 그 행함은 우리에게 주어진 양보와 나눔, 배려와 사랑, 봉사와 희생으로 채운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이며, 그 믿음은 그 십자가를 통해 생명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이다.
김민기의 “작은 연못”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에 유효한 노랫말이다. 이 세상은 마치 바둑판 위 흑돌과 백돌의 싸움처럼 크고 작은 갈등과 전쟁의 연속이다. 바둑판 위의 돌 뿐만이 아니라, 바둑 기사들의 보이지 않는 수 싸움은 물리적인 충돌만 없을 뿐 치열함 그 자체이다.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휴전선, 수년째 지속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사회에서 매일 같이 벌어지는 세대, 성별, 지역, 진보와 보수의 갈등들을 보라. 나만 살고자 하는 길에는 생명이 없다. 이런 세상을 향해 평화를 노래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소리가 새벽부터 울려도 왜 여전히 세상은 세상이 갈 길을 가고 있는가? 왜 우리의 기도와 찬양은 이 땅에 생수가 되지 못하는가? 사순절 한복판에서,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교회는 생수가 흘러넘치는지, 가정과 내가 속한 작은 공동체는 생수를 나누며 살고 있는가를 살펴보길 바란다.
웹진<1330>이 전하는 경동교회 청년부의 소식들이 생명을 살리는 생수와 같은 내용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교회학교 교사로, 방송실에서, 도서실에서, 성가대원으로, 청년부에서 교회를 교회 되게 하기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청년들이 함께 생명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교회를 꿈꾸는 우리 모두의 삶을 통해 내가 아닌, 우리가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신앙의 신비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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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 소식과 기도제목
세한: 시간 나는 대로 달리기를 해보고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길을 주께서 환히 밝혀주시기를, 할머니께서 건강을 되찾으시기를 간구합니다.
재형: 남은 군 복무를 마무리하려 공익근무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군 복무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 적절한 근무지에 배정이 빨리 되기를 바라며 지역 또한 경동교회에서 계속 섬길 수 있게 서울근처 지역으로 배정되길 바랍니다.
송현: 신입사원 연수기간이 끝나고 3월 7일에 부서로 복귀하게 되는데 부서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특히나 최근에 대표님이 바뀌시면서 사내 분위기가 전과 다를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됩니다ㅠㅠ) 그리고 3월 7일부터 개강하는 성경공부반에 참여하는 교우들끼리 성경을 더 알아가고,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교우들 간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경험 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슬기: 내일 대학 입학식입니다. 잘 적응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며 대학생활 할 수 있길 바라며 기도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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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생명평화기행
청년부와 중고등부는 1월 25-28일 일본 오키나와로 생명평화기행을 다녀왔어요. 학도병으로 징집된 여학생들을 기리는 히메유리 공원, 최초의 위안부 증언자 배봉기 할머니가 증언하신 빨간기와집 등을 방문하며 전쟁과 평화를 고민할 수 있었어요. 만좌모 절벽, 강가라 계곡 등에서 대화하고 쉬어가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최효정 교우가 정성으로 써준 기행문을 참고해주세요. |
수련회 "갑진 경청"
2월 23-24일 선교관 5층에서 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20명 넘는 교우들이 참여해 공동식사와 레크리에이션, 조별 모임과 보드게임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요. 아쉽게 함께하지 못한 교우들은 다음 여름 수련회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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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강민희 류상현 오세한
한국기독교장로회 경동교회 청년부 "웹진 1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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